기타 목적 평가

경매 감정가와 시세가 다른 이유 — 세 가지만 보시면 됩니다

2026. 08. 31

안녕하세요. 엄정효 평가사입니다.

법원경매 물건을 살펴보시는 분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게 잡힌 것 같은데 왜 그러느냐는 질문, 그리고 반대로 감정가가 이렇게 낮은데 실제로 이 값에 살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숫자는 애초에 같은 것을 재는 숫자가 아닙니다. 서 있는 날짜가 다르고, 기준으로 삼는 시장이 다르며, 감정가가 담지 않는 부담이 따로 있습니다. 이 세 가지로 나누어 보시면 차이의 대부분이 설명됩니다.

감정가는 최저매각가격 그 자체가 아닙니다

민사집행법 제97조 제1항은 법원이 감정인에게 부동산을 평가하게 하고 그 평가액을 참작하여 최저매각가격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보실 표현이 참작입니다. 평가액을 그대로 최저매각가격으로 삼는다고 정해 두지 않았습니다. 결정하는 주체는 법원이고, 감정평가액은 그 결정의 근거 자료입니다.

실무에서 첫 매각기일의 최저매각가격은 감정평가액과 같은 금액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두 숫자를 하나로 여기기 쉽습니다. 다만 법의 구조가 평가와 결정을 나누어 두고 있다는 점은 먼저 잡아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감정가가 서 있는 날짜는 매각기일이 아닙니다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 제9조 제2항은 기준시점을 대상물건의 가격조사를 완료한 날짜로 정하고 있습니다. 감정평가액은 그 날짜의 가격입니다.

절차는 그 뒤로 이어집니다. 민사집행규칙 제56조는 매각기일의 2주 전까지 공고하도록 하고 있고, 같은 규칙 제55조는 평가서 사본을 매각기일 1주 전까지 법원에 비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평가가 끝난 뒤에 공고와 비치를 거쳐 매각기일이 온다는 뜻입니다. 유찰이 이어지면 그 간격은 더 벌어집니다. 시세는 그동안에도 계속 움직입니다.

그래서 오르는 국면에서는 감정가가 낮아 보이고, 내리는 국면에서는 높아 보입니다. 평가가 틀린 것이 아니라 두 숫자가 서 있는 날짜가 다른 것입니다.

감정가가 재는 시장은 경매장이 아닙니다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 제5조 제1항은 감정평가액을 시장가치를 기준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시장가치가 무엇인지는 같은 규칙 제2조 제1호에 있습니다. 통상적인 시장에서 충분한 기간 동안 거래를 위하여 공개된 후, 대상물건의 내용에 정통한 당사자 사이에 신중하고 자발적인 거래가 있을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액입니다.

경매는 이 정의와 여러 지점에서 다릅니다. 매도인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것이 아니고, 내부를 충분히 확인하고 사는 것도 아니며, 잔금 기한과 명도 부담이 따라붙습니다.

감정가는 통상적인 시장을 기준으로 산정한 값이고, 낙찰가는 그런 제약이 붙은 자리에서 형성된 값입니다. 두 값이 벌어지는 몫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나옵니다.

유찰로 낮아지는 것은 감정가가 아닙니다

민사집행법 제119조는 허가할 매수가격의 신고 없이 매각기일이 마감된 때 법원이 최저매각가격을 상당히 낮추고 새 매각기일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조문은 상당히 낮추고라고만 정하고 있습니다. 낮추는 비율을 법이 숫자로 못박아 두지는 않았습니다. 관심 물건이 있으시면 해당 법원의 진행 내역으로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여기서 내려가는 것은 최저매각가격이지 감정평가액이 아닙니다. 감정평가액은 처음 산정된 금액 그대로 남습니다. 여러 차례 유찰된 물건의 감정가가 여전히 높게 표시되어 있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낮추는 데에도 한도가 있습니다. 같은 법 제91조 제1항은 우선하는 채권에 관한 부담을 매수인에게 인수하게 하거나 매각대금으로 그 부담을 변제하는 데 부족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면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수되는 권리는 감정가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민사집행법 제91조는 매각으로 소멸하는 권리와 매수인이 인수하는 권리를 나누어 두고 있습니다.

제2항은 매각부동산 위의 모든 저당권이 매각으로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제3항은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이 저당권과 압류채권, 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반대로 제4항은 그 밖의 경우 이들 권리를 매수인이 인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5항은 매수인이 유치권자에게 그 유치권으로 담보하는 채권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인수되는 부담이 있으면 매수인은 낙찰가 외에 그 부담까지 함께 지게 됩니다. 응찰가를 그만큼 낮춰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감정평가액은 이런 부담을 차감한 금액이 아닙니다.

권리관계는 매각물건명세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105조 제1항은 매각으로 효력을 잃지 아니하는 권리 등을 명세서에 적도록 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보고서, 평가서의 사본을 누구든지 볼 수 있도록 비치하게 하고 있습니다.

차이가 늘 한 방향인 것은 아닙니다

내리는 국면에서는 평가 이후 시세가 더 내려가 감정가가 높아 보입니다. 이때는 유찰이 거듭되면서 최저매각가격이 시세 쪽으로 내려옵니다.

재매각은 또 다릅니다. 민사집행법 제138조 제2항은 재매각절차에도 종전에 정한 최저매각가격과 그 밖의 매각조건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낙찰자가 대금을 내지 않아 다시 매각되는 경우에는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한 가지 더 보실 것이 있습니다. 감정평가액은 가격조사 당시의 현황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그 뒤에 물건의 상태나 이용 상황이 달라졌다면 그 변화는 평가서에 담겨 있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첫째, 감정평가액은 최저매각가격을 정할 때의 참작 자료이지 최저매각가격 그 자체가 아닙니다.

둘째, 감정가의 기준시점은 가격조사를 완료한 날짜이고, 매각기일은 그보다 뒤에 옵니다.

셋째, 감정가는 통상적인 시장을 기준으로 한 값이고, 낙찰가는 제약이 붙은 자리에서 형성된 값입니다.

넷째, 유찰로 낮아지는 것은 최저매각가격이며 감정평가액은 처음 금액 그대로 남습니다.

다섯째, 인수되는 권리가 있으면 그 부담은 감정평가액과 별도로 매수인이 집니다.

보유하신 부동산이나 관심 있는 물건이 지금 시점에서 어느 수준인지는 소재지와 목적만 알려주시면 확인해 드립니다. 이 확인에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참고 조문: 민사집행법 제91조(인수주의와 잉여주의의 선택 등) / 같은 법 제97조(부동산의 평가와 최저매각가격의 결정) / 같은 법 제105조(매각물건명세서 등) / 같은 법 제119조(새 매각기일) / 같은 법 제138조(재매각) / 민사집행규칙 제55조(매각물건명세서 사본 등의 비치) / 같은 규칙 제56조(매각기일의 공고내용 등) /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 제2조(정의) / 같은 규칙 제5조(시장가치기준 원칙) / 같은 규칙 제9조(기본적 사항의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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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사안의 세무 판단은 세무 대리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감정평가 수수료는 국토교통부 고시 기준에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