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산재평가

자산재평가, 어떤 회사가 왜 하는가 — 장부에 남은 옛 가격을 지금 가격으로

2026. 08. 24

안녕하세요. 엄정효 평가사입니다.

기업 재무를 맡고 계신 분들께서 가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회사가 오래전에 사둔 토지가 지금은 훨씬 값이 나가는데, 장부에는 그때 금액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간격은 회계기준이 정한 절차로 조정하실 수 있습니다. 재평가모형이라고 합니다. 다만 장부금액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재무비율과 이후의 손익, 세무 처리까지 함께 움직입니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신 뒤에 결정하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산재평가란 무엇인가

토지나 건물 같은 유형자산은 원칙적으로 취득한 금액을 기준으로 장부에 올라갑니다. 이것을 원가모형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20년 전에 취득한 토지는 20년 전 금액으로 남아 있습니다. 회사가 실제로 가진 것과 장부가 보여주는 것 사이가 벌어집니다.

자산재평가는 그 간격을 메우는 절차입니다. 기준일 현재의 공정가치로 장부금액을 다시 잡습니다.

회사가 원한다고 아무 때나 하는 일은 아닙니다. 회계정책을 원가모형에서 재평가모형으로 바꾸는 결정이므로, 내부 의사결정과 감사인의 확인을 거쳐 결산 절차 안에서 진행됩니다.

한 가지 구분해 두실 것이 있습니다. 자산재평가법이라는 별도의 법률이 있고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3호도 자산재평가법에 따른 토지등의 감정평가를 감정평가법인등의 업무로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오늘날 기업이 실제로 하시는 재평가는 대부분 회계기준에 따른 재평가입니다.

왜 하는가 — 자본이 늘어납니다

가장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재무구조입니다.

재평가로 자산이 늘면 그 증가분은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들어갑니다. 재평가잉여금이라는 이름으로 자본 항목에 쌓입니다.

부채는 그대로인데 자본이 커지면 부채비율은 내려갑니다. 부채를 갚지 않고도 비율이 달라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차입 약정에 재무비율 조건이 걸려 있거나, 신용평가와 입찰 참가 자격에서 재무제표가 검토 대상이 되는 회사들이 재평가를 살펴보시게 됩니다.

담보 여력을 다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부가가 낮게 남아 있으면 회사가 가진 담보 가치가 실제보다 작게 보입니다.

회계기준은 두 갈래입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는 회계처리기준을 국제회계기준을 채택하여 정한 기준과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정한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앞의 것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이고, 뒤의 것이 일반기업회계기준입니다.

두 기준 모두 유형자산에 대해 원가모형과 재평가모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평가로 늘어난 금액은 기타포괄손익으로 자본에 반영하고, 줄어든 금액은 당기손익으로 처리하는 구조도 같습니다.

어느 기준을 적용받는 회사인지에 따라 세부 처리가 달라지므로, 감사인이나 회계 자문 쪽과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금은 별개입니다

여기서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장부에서 자산이 늘었으니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입니다.

법인세법 제42조 제1항은 내국법인이 보유하는 자산과 부채의 장부가액을 증액하거나 감액한 경우, 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그 장부가액을 평가 전의 가액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보험업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평가 등 같은 항 각 호의 예외가 있을 뿐입니다.

회계상 재평가로 자산이 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과세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회계와 세무의 장부가액이 갈라지면서 이연법인세를 인식하게 되고, 이후 그 자산을 처분할 때의 세무상 계산도 평가 전 금액을 기준으로 이어집니다. 세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점과 계산 기준이 나뉘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감정평가는 어디에 쓰이나

재평가의 출발점은 공정가치입니다. 그 금액을 회사가 스스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토지와 건물처럼 개별성이 큰 자산은 외부 전문가의 평가액을 근거로 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감사인도 그 근거자료를 확인합니다.

감정평가서에는 기준시점과 적용한 평가방법, 산출 근거가 남습니다. 몇 해 뒤에 그 금액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다시 설명해야 할 때 기준이 되는 문서입니다.

의뢰하실 때는 평가 목적이 자산재평가라는 점을 분명히 알려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같은 부동산이라도 목적에 따라 정리해 두어야 할 항목이 달라집니다.

기준시점을 언제로 잡을지, 어느 자산까지 포함할지는 결산 일정과 맞물립니다. 결산이 임박해 의뢰하시면 선택의 폭이 줄어듭니다.

하기 전에 따져 보실 것들

재평가는 한 번 하고 끝나는 선택이 아닙니다.

첫째, 재평가모형을 택하시면 이후에도 장부금액이 공정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다시 평가하셔야 합니다.

둘째, 특정 자산 하나만 골라 올릴 수 없습니다. 그 자산이 속한 유형자산 분류 전체가 대상이 됩니다.

셋째, 건물처럼 감가상각하는 자산은 장부금액이 올라간 만큼 이후 감가상각비도 늘어납니다. 자본은 늘지만 이익은 줄어드는 방향입니다. 토지는 상각하지 않으므로 이 부담이 없습니다.

넷째, 평가 비용과 감사 대응 부담이 해마다 따라옵니다.

부채비율만 보고 결정하실 사안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첫째, 자산재평가는 취득원가로 남아 있는 유형자산을 기준일의 공정가치로 다시 잡는 절차입니다.

둘째, 증가분은 자본으로 들어가므로 부채를 갚지 않고도 부채비율이 내려갑니다.

셋째, 회계상 재평가와 세무상 평가는 별개이며, 법인세법은 평가 전 가액을 기준으로 소득금액을 계산합니다.

넷째, 재평가모형은 이후에도 이어가야 하고, 분류 전체가 대상이 되며, 상각자산은 이후 비용이 늘어납니다.

다섯째, 공정가치의 근거로 감정평가서가 필요하므로 결산 일정에서 역산해 준비하셔야 합니다.

보유 자산의 종류와 결산 시점만 알려주시면 어느 범위까지 평가 대상이 되는지, 일정을 어떻게 잡으셔야 하는지 확인해 드립니다. 이 확인에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참고 조문: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10조(감정평가법인등의 업무) / 자산재평가법 제1조(목적) /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회계처리기준) / 법인세법 제42조(자산ㆍ부채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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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사안의 세무 판단은 세무 대리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감정평가 수수료는 국토교통부 고시 기준에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