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엄정효 평가사입니다.
아파트를 증여하실 때와 단독주택이나 꼬마빌딩을 증여하실 때, 감정평가의 무게가 같지 않습니다. 같은 상속과 증여인데 왜 다르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차이는 세법이 정한 유사재산 규정에 있습니다. 아파트는 옆집 거래가액이 곧 내 재산의 시가가 되지만, 단독주택과 일반건물에는 그 옆집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4항은 평가대상과 면적, 위치, 용도, 종목 및 기준시가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다른 재산의 매매가액 등이 있는 경우 그 가액을 시가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유사한 재산인지는 같은 법 시행규칙 제15조 제3항에 있습니다.
공동주택가격이 있는 공동주택은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주택입니다. 같은 공동주택단지 안에 있을 것, 주거전용면적의 차이가 100분의 5 이내일 것, 공동주택가격의 차이가 100분의 5 이내일 것입니다.
해당하는 주택이 둘 이상이면 공동주택가격 차이가 가장 작은 주택을 씁니다.
요건이 숫자로 정해져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아파트는 이 조건을 만족하는 거래가 거의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래서 감정평가를 따로 받지 않아도 시가가 사실상 자동으로 특정됩니다.
같은 항 제2호는 공동주택 외의 재산에 대해, 평가대상 재산과 면적, 위치, 용도, 종목 및 기준시가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다른 재산이라고만 정하고 있습니다.
숫자로 된 요건이 없습니다. 판단이 필요한 규정입니다.
단독주택과 일반건물은 물건마다 사정이 다릅니다. 토지의 형상과 접면도로가 다르고, 건물의 층수와 구조가 다르며, 임대 구성도 같지 않습니다.
바로 옆 필지에 거래가 있어도 그것을 유사재산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견해가 갈립니다.
여기에 거래 자체가 드물다는 사정이 겹칩니다. 아파트 단지는 한 해에도 여러 건이 거래되지만, 단독주택과 꼬마빌딩은 같은 동네에서 몇 해에 한 건인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결국 유사매매사례가액으로 시가가 자동으로 정해지지 않는 유형입니다. 감정평가의 실익이 가장 큰 쪽이 바로 여기입니다.
시가를 찾지 못하면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넘어갑니다.
보충적 평가방법은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쓰도록 되어 있는 방법입니다. 원칙이 아니라 차선이라는 점을 먼저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1조 제1항은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토지는 개별공시지가입니다. 건물은 국세청장이 매년 1회 이상 산정해 고시하는 가액입니다. 오피스텔과 일정한 상업용 건물은 국세청장이 토지와 건물을 일괄하여 고시한 가액입니다. 주택은 개별주택가격과 공동주택가격입니다.
문제는 이 가액이 실제 거래되는 가격과 벌어지는 폭입니다. 아파트는 공동주택가격이 비교적 촘촘하게 매겨지지만, 단독주택과 일반건물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 벌어진 폭이 다음에 말씀드릴 이야기의 출발점이 됩니다.
감정평가를 받는 쪽이 납세자만은 아닙니다.
국세청 훈령인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 제72조는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이 시행령 제49조 제1항에 따라 감정기관에 의뢰하여 평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상을 고르는 방법도 조문에 있습니다. 다섯 곳 이상의 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하여 추정시가를 산정할 수 있는데, 최고값과 최소값을 뺀 나머지의 평균값입니다.
선정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추정시가와 보충적 평가액의 차이가 5억원 이상인 경우, 그리고 그 차이의 비율이 100분의 10 이상인 경우입니다.
여기서 짚어 두실 점이 있습니다. 조문은 이 사업의 대상을 부동산등이라고만 정하고 있습니다. 비주거용에 한정한다는 문구가 없습니다. 단독주택이라고 하여 처음부터 대상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평가기간 밖의 가액도 시가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의 기간 중에 매매등이 있거나, 평가기간이 지난 뒤부터 법이 정한 기한까지의 기간 중에 매매등이 있는 경우입니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납세자나 과세관청이 신청하는 때에는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그 가액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사무처리규정 제72조 제4항도 같은 흐름입니다. 국세청이 의뢰해 받은 감정가액에 대하여 평가심의위원회에 시가 인정 심의를 신청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준시가로 신고를 마치셨다고 하여 그것으로 매듭이 지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신고 단계에서 세액이 낮게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미리 받으시면 통제하실 수 있는 것이 늘어납니다.
기준시점을 고르실 수 있고, 임대 현황이나 증축 이력처럼 물건의 사정을 평가에 반영하실 수 있으며, 세액을 미리 계산해 자금 계획을 세우실 수 있습니다. 취득가액이 올라가므로 나중에 양도하실 때의 부담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든 경우에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감정가액은 기준시가보다 높게 나오는 것이 보통이므로 당장의 세액은 늘어납니다.
기준시가로 신고했을 때 선정 기준에 걸릴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보유를 이어가실지 양도하실지를 함께 놓고 판단하셔야 합니다.
감정평가 수수료는 국토교통부 고시 기준에 따릅니다. 기준시가 10억원을 넘는 물건이라면 감정기관 두 곳이 필요하므로 비용도 두 몫이 됩니다.
첫째, 아파트는 시행규칙이 정한 숫자 요건으로 유사재산이 특정되지만, 단독주택과 꼬마빌딩은 그렇지 않습니다.
둘째, 시가를 찾지 못하면 기준시가 등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넘어가며, 이 가액은 실제 거래가격과 벌어지기 쉽습니다.
셋째, 국세청도 감정평가를 의뢰하며, 그 대상은 부동산등으로 정해져 있어 주거용이라는 이유로 제외되지 않습니다.
넷째, 신고를 마치신 뒤에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감정가액이 시가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미리 받으실지 여부는 당장의 세액과 이후의 양도 계획을 함께 놓고 정하셔야 합니다.
대상 부동산이 유사매매사례가액으로 특정되는 유형인지, 감정평가를 미리 받으실 실익이 있는지는 소재지와 평가 목적만 알려주시면 확인해 드립니다. 이 확인에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참고 조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1조(부동산 등의 평가) /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평가의 원칙등) / 같은 법 시행규칙 제15조(평가의 원칙등) / 상속세 및 증여세 사무처리규정(국세청 훈령) 제72조(감정평가 대상 및 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