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엄정효 평가사입니다.
상속이나 증여로 감정평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자주 물으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감정평가를 한 곳에만 맡기면 되는지, 아니면 두 곳에 맡겨야 하는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대상 부동산의 기준시가가 10억원을 넘으면 둘 이상의 감정기관에 의뢰하셔야 하고, 10억원 이하이면 한 곳만으로도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받으실 수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제5항은 감정가격을 결정할 때 둘 이상의 감정기관에 감정을 의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괄호로 예외를 두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하의 부동산은 하나 이상의 감정기관으로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금액이 얼마인지는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 제6항에 있습니다. 소득세법 제99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부동산 중 기준시가 10억원 이하의 것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기준시가 10억원 이하는 한 곳으로 가능하고, 10억원을 넘으면 두 곳 이상이어야 합니다.
왜 이런 구조인지도 짚어 두겠습니다. 감정평가는 평가하는 사람의 판단이 개입하는 절차입니다. 금액이 커질수록 그 판단의 편차가 세액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커집니다. 그래서 일정 규모를 넘는 물건에는 복수의 평가를 요구해 편차를 줄이도록 한 것입니다. 반대로 규모가 크지 않은 물건까지 두 곳을 요구하면 납세자의 비용 부담만 늘어나므로 예외를 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기준시가는 시세가 아닙니다. 세법이 정한 별도의 공적 가격입니다. 실제 거래되는 가격보다 낮은 것이 보통입니다.
소득세법 제99조 제1항 제1호는 이렇게 정하고 있습니다.
토지는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개별공시지가입니다.
주택은 개별주택가격과 공동주택가격입니다.
오피스텔과 상업용 건물 중 일정한 것은 국세청장이 토지와 건물을 일괄하여 산정해 고시하는 가액입니다.
그 밖의 건물은 국세청장이 매년 1회 이상 산정해 고시하는 가액입니다.
여기서 실무상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아파트나 주택은 하나의 가격으로 확인되지만, 일반 건물은 토지의 기준시가와 건물의 기준시가를 각각 확인한 뒤 합산해야 합니다. 토지분만 보시고 10억원 이하라고 판단하셨다가 실제로는 초과인 경우가 생깁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는 둘 이상의 감정기관이 평가한 감정가액이 있는 경우 그 감정가액의 평균액을 시가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높은 쪽도 낮은 쪽도 아니고 평균입니다.
두 곳의 결과가 크게 벌어지면 그만큼 예측이 어려워집니다. 의뢰하실 때 두 기관에 같은 자료와 같은 기준시점을 전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임대 현황이나 증축 이력처럼 한쪽만 알고 있는 사정이 있으면 차이가 벌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감정기관의 범위도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법 시행규칙 제15조 제1항은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을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의 감정평가법인등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개업소의 시세 확인서나 부동산 플랫폼의 추정가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감정평가를 받아두면 무조건 그 금액으로 신고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 단서는, 제출된 감정가액이 기준금액에 미달하는 경우 세무서장 등이 다른 감정기관에 의뢰하여 감정한 가액에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준금액은 법이 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평가한 가액과 유사재산 등의 시가의 100분의 90에 해당하는 가액 중 적은 금액을 말합니다. 다만 세무서장 등이 다시 받은 가액이 납세자가 제시한 감정가액보다 낮은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기준금액 이상이더라도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감정평가 목적 등을 고려해 부적정하다고 인정되면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치게 낮게 맞춘 평가는 오히려 재감정을 부르는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에 더해 시가불인정 감정기관 제도가 있습니다. 시행령 제49조 제7항과 제8항은, 납세자가 제시한 감정가액이 세무서장 등이 다시 의뢰해 평가한 감정가액의 100분의 80에 미달하는 경우를 지정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지정 기간은 시행규칙 제15조 제4항에 따라 그 비율에 따라 정해지며, 100분의 70 이상 100분의 80 미만이면 6개월, 100분의 60 이상 100분의 70 미만이면 9개월, 100분의 60 미만이면 1년입니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감정을 한 경우에도 1년입니다.
지정된 기간 동안 그 기관이 평가한 감정가액은 시가로 보지 않습니다.
의뢰인 입장에서 이 제도가 뜻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평가액을 원하시는 대로 맞춰드리겠다는 제안은 결국 그 위험을 의뢰인에게 되돌려 놓는 제안입니다.
시행령 제49조 제1항은 평가기간을 정하고 있습니다. 상속은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 증여는 증여일 전 6개월부터 후 3개월까지입니다.
그런데 감정가액이 이 기간 안에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일이 하나가 아닙니다. 같은 조 제2항 제2호는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기준시점만 기간 안으로 맞춰 두고 평가서 작성이 늦어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 곳에 의뢰하시는 경우에는 더 그렇습니다. 한 곳의 일정이 밀리면 전체 일정이 함께 흔들립니다. 기한이 임박해 의뢰하시는 것보다 여유를 두고 진행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있습니다. 법이 한 곳을 허용한다는 것이지 한 곳만 받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감정평가 수수료는 국토교통부 고시 기준에 따라 기관마다 각각 발생합니다. 두 곳에 의뢰하시면 비용도 두 몫이 됩니다. 기준시가 10억원 이하의 물건이라면 두 곳을 받으실 실익이 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제가 되는 쪽은 반대입니다. 10억원을 넘는 물건인데 한 곳만 받아두신 경우입니다. 시가로 인정받지 못하면 그 평가에 들인 비용과 시간이 그대로 사라집니다. 이 갈림길만큼은 의뢰 전에 확인하셔야 합니다.
첫째, 기준선은 기준시가 10억원입니다. 이하이면 한 곳, 초과이면 두 곳 이상입니다.
둘째, 기준시가는 시세가 아니라 공적 가격이며, 일반 건물은 토지와 건물을 합산해 보셔야 합니다.
셋째, 두 곳을 받으면 그 평균액이 시가가 됩니다.
넷째, 지나치게 낮은 평가는 재감정과 시가불인정 지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섯째, 기준시점뿐 아니라 평가서 작성일도 평가기간 안에 있어야 합니다.
대상 부동산의 기준시가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몇 곳에 의뢰하셔야 하는지는 소재지와 평가 목적만 알려주시면 확인해 드립니다. 이 확인에는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참고 조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평가의 원칙 등) /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평가의 원칙등) / 같은 법 시행규칙 제15조(평가의 원칙등) / 소득세법 제99조(기준시가의 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