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목적 평가

탁상감정이란 무엇인가 — 정식 평가 전에 예상 금액을 먼저 확인하는 법

2026. 07. 30

안녕하세요. 엄정효 평가사입니다.

감정평가를 처음 알아보시는 분들이 가장 곤란해하시는 지점이 있습니다. 평가를 받아야 할지 말지를 정하려면 평가액이 얼마쯤 나올지를 알아야 하는데, 그 금액은 평가를 받아봐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순서를 뒤집기 위해 있는 것이 탁상감정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탁상감정은 현장에 나가지 않고 공부서류와 가격자료만으로 예상 금액의 범위를 확인해 드리는 사전 절차입니다. 정식 감정평가와 달리 감정평가서가 발급되지 않고, 세무서나 법원에 제출할 수도 없습니다. 대신 의뢰를 진행할지 판단하는 데는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탁상감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탁상자문이라고도 부릅니다. 법령에 정의된 용어는 아니고 실무에서 굳어진 말입니다.

절차는 단순합니다. 소재지와 평가 목적을 알려주시면, 저희가 토지대장과 건축물대장, 토지이용계획, 개별공시지가 같은 공부자료를 확인하고 인근의 실거래 사례와 평가 선례를 조회합니다. 그 자료를 근거로 예상되는 금액의 범위를 말씀드립니다.

현장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하루 이틀이면 답을 드릴 수 있습니다. 물건이 단순하면 당일에도 가능합니다.

정식 감정평가와 무엇이 다른가

가장 큰 차이는 현장조사 여부입니다.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 제10조는 감정평가를 할 때 실지조사를 하여 대상물건을 확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실지조사를 생략할 수 있는 경우는 천재지변이나 물리적 접근 곤란처럼 조사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곤란한 경우, 유가증권처럼 물건 특성상 조사가 불필요한 경우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부동산은 옮길 수 없는 물건입니다. 실제로 가서 보면 서류에 없는 것들이 나옵니다. 접도 상황, 경사, 실제 이용 현황, 무허가 건축물, 옆 필지와의 관계 같은 것들입니다. 이 확인을 거치지 않은 금액은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차이는 감정평가서의 발급 여부입니다.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6조는 감정평가를 의뢰받으면 지체 없이 평가를 실시한 후 의뢰인에게 감정평가서를 발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감정평가서에는 사무소 또는 법인의 명칭을 적고 평가를 한 감정평가사가 자격을 표시한 뒤 서명과 날인을 합니다. 법인의 경우 대표사원 또는 대표이사도 서명이나 날인을 합니다.

탁상감정에는 이 서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세무 신고의 시가 자료로도, 법원 제출 자료로도, 금융기관의 담보 자료로도 쓰이지 않습니다.

세 번째 차이는 책임의 범위입니다.

같은 법 제28조는 감정평가법인등이 고의 또는 과실로 평가 당시의 적정가격과 현저한 차이가 있게 평가하거나 서류에 거짓을 기록하여 의뢰인이나 선의의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책임을 담보하기 위해 보험 가입이나 협회 공제 가입도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이 책임 구조는 감정평가서를 전제로 합니다. 탁상감정은 서류가 발급되지 않으므로 같은 책임이 따르지 않습니다. 예상 범위로만 받아들이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탁상감정이 필요한 이유

책임이 없는 숫자라면 무슨 소용인가 하실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단계가 없으면 판단이 되지 않습니다.

상속과 증여가 대표적입니다. 감정평가를 받는 것이 유리한지 아닌지는 기준시가와 실제 시세의 차이, 그리고 유사한 매매사례가 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그 차이를 가늠하려면 예상 평가액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비용 판단에도 필요합니다. 감정평가 수수료는 감정평가액의 크기에 따라 정해집니다. 예상 평가액을 모르면 수수료도 계산되지 않습니다.

감정기관을 몇 곳에 의뢰해야 하는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법은 대상 부동산의 기준시가가 일정 금액을 넘으면 둘 이상의 감정기관이 평가한 감정가액의 평균액을 시가로 보게 하고 있습니다. 이 갈림길도 사전에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하면 탁상감정은 결론을 내리는 절차가 아니라, 결론을 내릴지 말지를 정하는 절차입니다.

탁상감정을 받으실 때 알아두실 것

첫째, 범위로 나옵니다. 하나의 숫자로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현장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 금액을 확언하는 것이 오히려 부정확합니다.

둘째, 물건에 따라 정확도가 다릅니다. 같은 단지에 최근 거래가 여러 건 있는 아파트는 범위가 좁게 나옵니다. 반대로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려운 단독주택, 토지, 상가건물은 범위가 넓어집니다. 현장 확인의 비중이 큰 물건일수록 그렇습니다.

셋째, 정식 평가 결과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확인된 사항이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를 줄이시려면 처음 문의하실 때 아시는 정보를 최대한 알려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이용 현황, 임대 상황, 증축이나 용도변경 이력 같은 것들입니다.

넷째, 기준시점이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몇 달 전에 받아두신 탁상감정 결과를 지금 그대로 쓰실 수는 없습니다.

문의하실 때 준비하실 것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소재지, 그리고 평가 목적. 이 두 가지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평가 목적이란 상속인지 증여인지, 담보인지 보상인지, 소송용인지를 말합니다. 목적에 따라 기준시점과 평가 방법이 달라지므로 처음에 확인해야 하는 항목입니다.

여기에 등기부등본이나 건축물대장이 있으시면 더 빠릅니다. 없으셔도 저희가 조회합니다.

마지막으로

탁상감정을 문의하셨다가 정식 평가가 필요 없다는 답을 듣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희로서는 그것이 정상적인 결과입니다.

감정평가는 필요한 사안에 쓰면 값을 하고, 필요 없는 사안에 쓰면 비용만 드는 절차입니다. 어느 쪽인지를 먼저 확인해 드리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소재지와 목적만 알려주시면 예상 범위부터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참고 조문: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제6조(감정평가서), 제28조(손해배상책임) /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 제10조(대상물건의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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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사안의 세무 판단은 세무 대리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감정평가 수수료는 국토교통부 고시 기준에 따릅니다.